Versions Compared

Key

  • This line was added.
  • This line was removed.
  • Formatting was changed.

...

개인의 평가가 팀과 프로젝트의 평가에 전적으로 연동되는 정책 역시 지금 돌아보면 그저 ‘허무맹랑하다’고밖에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반복해서 게임 개발업은 근본적으로 흥행산업이고 고객에게 전달되기 전에는 성공 여부를 판별하기 아주 어려우며 성공 여부에 따라 대박, 중박을 터뜨리거나 아니면 완전히 그 아무것도 남지 않는 그런 산업이라고 해 왔습니다. 또한 고객에게 제품이 전달되기 이전에도 내부 테스트들 역시 겉으로는 그럴싸해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정상평가이므로 우리가 나쁘게 마음먹으면 목표와 무관한 소수의 엣지포인트를 악용해 점수 전체를 조작할 수 있고 위에 이야기한 대로 완전히 그 반대로 동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수 자체가 의도적인, 또는 의도적이지 않은 조작에 너무나 취약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들의 평가가 연동돼있으면 내 평가 역시 흥행산업 또는 가챠나 흥행산업과 다름없잖아요. 인텔의 엔디 그로브 전 회장의 말처럼 결과로써 평가하는건 올바른 접근처럼 보입니다. 그러면 내 행동에 관계 없이 결과로 평가받는다면 내가 ‘인재’로써 생산성을 발휘하고 이 높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이 과정에 무슨 의미가 있게 될까요. 개인적으로 이런 조직을 ‘아카데미’라고 부르는데 이유는 사람들을 실무를 통해 잘 훈련시킨 다음 좀 쓸만할 때가 되면 평가가 폭망해 타사로 쉽게 이직해 능력을 발휘하기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이 평가방법은 회사를 훌륭한 아카데미로 만들었고 개인적으로 한동안 그 덕을 좀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