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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의 약관상 내 캐릭터는 내가 시간과 돈을 내서 플레이한 결과물이지만 내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게임에 지불한 돈이 0은 아니지만 또 그 금액이 아주 크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내 시간과 내 돈을 투입해서 플레이한 결과물이 한동안 접속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라져있는데다가 내 캐릭터가 존재했었다는 아무런 근거도 안 남아있다는 점은 썩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그 캐릭터가 내 소유가 아니며 나는 그 캐릭터에 소유권이나 재산권을 주장할 수 없지만 그냥 그 자리에 남아있기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한편으로 요즘 인게임 에셋을 게임 바깥에 저장하는 유행이 업계 저편으로부터 밀려오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그런 시대가 더 빨리 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캐릭터가 게임 안에 보관되는 것이 옳을까요. 게임이 유저로부터 점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요구하는 이상 소유권의 유무를 떠나 내 캐릭터로 대변되는 내 경험의 기록은 개발사의 판단에 따라 허투루 날려버리기에는 아깝습니다. 지금은 스캠에 가까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NFT이든 이와 비슷한 다른 방식이든 내 플레이 경험이 개발사의 결정에 따라 아무 대항력도 없이 그냥 사라져버리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경험에 따르면 내 캐릭터가 게임 안에 보관되는 건 썩 옳은 것 같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