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주말에 PT-78을 다녀왔습니다. 작년부터 여러 상황 상 필드 라이딩을 거의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연말에 페스티브 500도 올해는 춥고 고생스러움에 비해 실물 와펜을 더이상 주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하지 않으려다가 처음으로 인도어 라이딩도 주행거리로 인정해준다기에 연말 내내 트레이너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너에서 자전거 아무리 타봐야 연초에 필드 라이딩을 시작하면 작년의 필드 시즌오프가 얼마나 후회스러운지 모릅니다. 올해에는 예정대로 브레베 일정이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3월 첫 브레베를 첫 필드 라이딩으로 했다가 망한 적이 있어서 올해는 3월 브레베 전에 퍼머넌트를 미리 달려놓기로 했습니다.

이 퍼머넌트는 겨우내 필드 라이딩을 안하다가 처음 시도하기에 딱 적당한 코스입니다.거리에 비해 획득고도가 1600 밖에 안돼 예상하기에 실제로 눈에 띄는 오르막이 거의 없는 수준일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끝부분이 한강자전고도로와 탄천자전거도로로 되어있어 만약 컨디션이 나빠 탈탈 털리더라도 최소한 컨디션이 나쁜 상태로 내 옆을 고속으로 지나가는 차량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어 보였습니다.

코스를 조금 수정했습니다. 원래 코스는 대곡교를 출발해 구성역 근처까지 내려간 다음 경부고속도로 옆길로 나가는 거였는데 이 길이 외길에 굴다리라 아침 시간이기는 하지만 자전거로 지나가기 좀 꺼려졌습니다. 좁은 굴다리 밑에서 자동차와 마주치면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기분 나쁜 경험을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구성까지 내려가는 대신 죽전까지만 자전거도로를 타고 먼저 도로로 올라와 한참 전부터 경부고속도로 옆길을 타기 시작했는데 꽤 좋았습니다. 이른 아침의 경부고속도로 옆길에는 아무도 없었고 쭉 뻗은 길을 방금 뜬 해를 받으며 달리는 기분은 멋졌습니다.

수원신갈 인터체인지를 지나는 길도 조금 고쳐 지나갔습니다. 원래는 작은 길이 끝나자마자 바로 신중부대로로 들어가 수원신갈 톨게이트 앞을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경로였습니다만 이곳은 자동차로 와도 별로 지나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복잡하기도 하고 공사도 하고 있고 또 이곳을 지날 때 항상 다른 자동차들도 날이 서 있음을 느끼곤 했습니다. 이런 곳을 비록 이른 아침이지만 자전거로 지나는 건 썩 달갑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중부대로로 들어서는 대신 그냥 직진해 작은 실로 들어가 인터페인지 아래에 있는 작은 길을 이리저리 돌아 큰길에 들어가지 않고 수원신갈 인터체인지를 지났고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코스는 전체적으로 달리기 좋은 작은 길들을 잘 조합해서 만들어졌지만 서동대로 일부 구간은 혼자 달렸다면 꽤 무서웠을 겁니다. 원래 코스가 도로 진출입로가 나오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도록 되어 있길래 왜 굳이 이렇게 했나 싶었습니다. 브레베 때 이런 길은 그냥 직진하곤 했거든요. 그래서 코스를 직진하는 걸로 수정한 다음 달렸는데 실제로 가보니 왜 이랬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서동대로를 달리는 차량들은 일단 속도가 빨랐고 자전거에 별로 호의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대놓고 위협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우리들을 배려해주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이 진출입로에서 우리가 저속으로 직진할 때 진출하려는 차량이 고속으로 접근하면 꽤 무서웠고 얌전히 진출로를 따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기를 반복했습니다.

여주시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한산해졌고 굳이 일행을 위협할 차량도 적어져 편안하게 달려 이포보를 지난 다음부터는 간만의 필드 라이딩으로 꽤 지쳤지만 마음 편히 사람들로 북적대는 자전거도로를 편안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간만에 필드라이딩이라 춥고 지치고 배고팠지만 또 나름 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