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던전 입장횟수를 차감해야 할까요?

언제 던전 입장횟수를 차감해야 할까요?

지난번에 던전 클리어 후 타이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던전 입장횟수 차감 이야기가 잠깐 나왔습니다. 클리어 한 던전에서 플레이어들을 쫓아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단위 기간 안에 입장 횟수가 정해져 있는 던전에 들어간 다음 나오지 않고 버티며 던전 입장횟수 초기화 경계를 지난 다음 던전에서 나오면 던전 입장횟수를 던전에서 나오는 시점에 차감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건 던전 입장횟수를 어느 시점에 차감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인데요, 몇 가지 접근방법을 늘어놓겠습니다.

먼저 가장 전통적인 던전에 입장할 때 차감하는 방법입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직관적이고 만드는 입장에서도 단순합니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단순한 반면 문제도 있는데 만약 던전을 플레이 하던 도중 원하지 않게 던전을 클리어 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면 입장횟수를 날리게 됩니다. PC MMO 시대에는 던전 세션이 지금보다 훨씬 길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파티 플레이로 던전에 들어가 누군가 튕기면 나머지 인원이 던전을 유지하고 있다가 다시 초대해서 플레이를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성장구간 던전이 싱글플레이 위주로 재편되고 모바일 환경으로 넘어오면서 던전 세션은 이전에 비해 훨씬 짧아졌지만 여전히 전화가 걸려온다든지 앱이 크래시된다든지 네트워크 순단이 일어난다든지 하는 온갖 이유로 던전을 클리어 하지 못하면 입장횟수가 사라집니다.

여기서 잠깐 입장횟수가 사라지는 문제에 왜 예민하게 대응해야 하는지 잠깐 이야기하면 성장구간에서 던전 입장횟수는 시간과 보상의 교환수단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던전 입장권 아이템이 있다면 이 아이템은 단순한 입장권이 아니라 던전을 클리어한 다음 받을 수 있는 기대 보상과 동일합니다. 입장권은 곧 전설 아이템입니다. 플레이어는 입장횟수와 시간을 투입해 보상을 얻어 성장합니다. 현대 MMO 게임들은 최상위에 PvP 컨텐츠를 배치한 경우가 많아 이런 시간에 따른 기대보상 교환수단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중요하며 이런 보상을 플레이어가 의도하지 않은 이유로 얻지 못하는데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번째 방법은 던전이 클리어 될 때 차감하는 방법입니다. 던전에 입장해도 입장횟수나 입장재화를 차감하지 않습니다. 던전을 끝까지 플레이한 다음 던전을 클리어하는 시점에 차감합니다. 여기서 다시 어떤 상태를 던전 클리어로 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보통 던전 보스로 설정된 몬스터가 죽을 때를 클리어 시점으로 삼습니다. 만약 던전을 플레이하다가 전화가 걸려 와서 긴 통화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클라이언트가 종료되어 던전을 클리어하지 못하게 됐다고 칩시다. 이번에는 던전 입장횟수가 아직 차감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던전을 플레이하는데 사용한 시간이 조금 아깝기는 하지만 다시 한 번 시도할 기분이 듭니다. 게다가 던전 세션이 그리 길지 않으므로 부담이 크지도 않습니다. 반면 이 방법은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썩 단순하지 않은데 던전 안에 있는 몬스터들이 필드보다 높은 보상을 주도록 설정했다면 마음이 불편할 겁니다. 던전 입장횟수가 보스를 처치할 때 차감된다는 점에 집중해 던전을 보스 앞까지만 플레이한 다음 던전을 나가기를 반복하면 필드 사냥에 비해 더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현대 모바일 게임의 던전은 시간과 입장권을 보상으로 바꿔주는 형태이므로 보스 이외의 몬스터들은 보상을 거의 주지 않고 단지 시간을 소모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설정해서 이런 문제를 회피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던전에서 핵심 보상을 획득한 시점에 차감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온갖 문제가 생깁니다. 가령 보스를 처치했는데 보스 뒤에 스폰된 보상 상자를 열기 전에 클라이언트가 크래시되거나 네트워크 순단이 일어났을 때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심지어 보스도 처치했지만 입장횟수는 횟수대로 차감되고 보상은 보상대로 못 받았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이 플레이어는 카페에 무서운 글을 남기거나 앱스토어에 별 하나를 주며 리뷰에 ‘보상 드랍도 똑바로 안되는 쓰레기 똥껨’이라고 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던전에 설정된 핵심 보상을 획득하는 시점에 던전 입장횟수를 차감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던전이 클리어된 시점을 결정하기 위한 조건으로 삼을 던전 보스를 설정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특정 보상을 설정하는 식입니다. 이 보상을 플레이어캐릭터가 획득하면 던전이 클리어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입장횟수를 차감합니다. 이 방법도 구린 면이 있습니다. 보스를 처치하는 순간 던전을 클리어했다는 플레이어의 기분을 좋게 만들 메시지를 뿌리고 싶은데 내부적으로는 아직 던전이 클리어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던전이 클리어되지도 않았는데 클리어 메시지를 뿌리는 건 겉보기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이렇게 동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입장에선 영 불편한데다가 이렇게 화면에 표시되는 동작과 실제 동작이 다르면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나기 십상입니다.

최근에 본 동작은 던전을 클리어하지 않고 종료하면 던전 입장에 사용한 재화를 우편을 통해 돌려주는 것입니다. 이 사례에서 던전 입장재화는 던전에 입장할 때 차감되지만 던전 보스를 처치하지 않고 던전을 끝내면 우편을 통해 재화를 돌려줍니다. 또한 보스를 처치한 다음 드랍되는 보상을 안 먹고 던전을 끝내면 ‘분실물’ 우편을 통해 내가 안 먹고 나온 보상을 보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