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착한 장비가 인벤토리를 차지해야 할까요?

장착한 장비가 인벤토리를 차지해야 할까요? 아니면 장비를 장착하고 나면 인벤토리에서 사라져야 할까요? 이런 질문에 별 고민 없이 살다가 개발 초기 인벤토리와 장비장착을 설계할 때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난감해지기 마련입니다. 당연하게도 정답은 게임에 따라 다르다는 거지만 왜 어떤 게임은 장비를 장착하면 인벤토리에서 사라지고 또 어떤 게임은 그렇지 않은지 설명할 수 있으면 다른 프로젝트에서 같은 질문을 받을 때 좀 더 잘 대답하고 또 이에 기반해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게임디자인 철학을 구축할 수 있을 겁니다.

장착한 장비가 인벤토리에서 사라지는 게임은 장비를 장착할 별도 인벤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임들은 장착한 장비를 확인하는 별도 인터페이스가 있습니다. 이 화면들은 보통 캐릭터가 장착하고 있는 장비 목록과 인벤토리를 한번에 보여줍니다. 인벤토리에서 장비를 꺼내 바로 장비 장착 인벤토리로 보내거나 그 반대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장착한 장비가 인벤토리에 그대로 유지되며 ‘장착됨’ 표시가 생기는 게임은 장비를 장착할 별도 인벤토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임들은 장착한 장비 목록을 보여주는 화면이 있을 때도 있지만 이 화면에서는 장비를 직접 장착, 해제할 수 없거나 아이템 인벤토리와 별도 화면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줄이면 장착한 장비가 인벤토리에 남아있으면 장비장착 화면이 없고 인벤토리에서 사라지면 별도 장비장착 화면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 차이는 전에 전통적인 모바일 튜토리얼과 인터페이스의 충돌 사례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 게임이 필드 PvP를 허용하는지 여부에서 갈립니다. 필드 PvP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내가 항상 화면을 주시해야만 합니다. 장비를 장착하면 인벤토리에서 사라지고 이들을 확인할 별도 화면이 있는 게임은 이 별도 화면이 게임 화면 전체를 가립니다. 인벤토리에서 새 장비를 바로 장비 장착 인벤토리로 편리하게 보낼 수 있지만 그러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썰려 이미 죽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장비 장착 인벤토리 화면이 없는 게임은 화면 오른편에 열린 아이템 인벤토리에서 장비 장착과 해제 모두 할 수 있는데 덕분에 인벤토리를 연 상태에서도 게임 화면을 계속해서 주시할 수 있습니다. 장비를 바꾸는 동안에도 누군가 나를 썰려고 할 때 즉시 대응하거나 아마도 인벤토리에 이미 가지고 있을 순간이동 주문서를 빠르게 사용해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결론. 장착한 장비가 아이템 인벤토리를 차지하는 게임은 별도 장비 장착 화면이 게임 화면을 가리지 않기 위해 그렇게 만든 겁니다. 이럴 필요가 없다면 굳이 장착한 장비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불편을 감수하고 아이템 인벤토리 안에서 무든 것을 처리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