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이모탈에서는 현상금 사냥 퀘스트를 하루에 여덟 개 받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상금 퀘스트를 안 받고 그냥 지나가면 최대 24개까지 쌓여 한 번에 현상금 사냥 퀘스트를 24개 까지 몰아서 할 수 있습니다. 매일 수행을 요구하는 웬만한 메커닉들이 그 날을 놓치면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데 비해 이렇게 놓친 퀘스트나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대략 두어 가지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게임이 시간 대비 성장에 민감한 경우입니다. 최상위 컨텐츠에 PvP가 있고 플레이어들이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임들이 여기 속합니다. 플레이어들은 항상 더 빠른 성장에 목말라 있고 성장을 방해하는 여러 상황에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편입니다.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이 자신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느낄 만한 여러 요소를 제거합니다. 이런 민감한 상황에서는 매일 수행할 퀘스트를 놓치는 상황 자체가 잘 일어나지 않지만 정말 부득이하게 놓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 다음번 PvP 컨텐츠를 위해 달리는 중인데 내 사정으로 하루 게임을 플레이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게임을 별로 켜고 싶지 않습니다. 어제 내가 못 받은 보상을 남들은 받아 이미 격차가 벌어졌을 테니까요. 그래서 게임은 이런 기회를 줍니다. 어제 놓치고 지나간 보상, 퀘스트를 오늘 한번에 몰아서 받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하루이틀 게임을 빠뜨려도 그 다음날 게임을 다시 실행할 마음이 들 겁니다.

디아블로 이모탈에도 PvP가 있긴 하지만 방금 설명한 것 만큼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고안한 게임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저녁 게임을 플레이 하지 않는다고 해서 격차가 확 벌어질 것 같지도 않고요. 이런 경우에는 매일 수행하도록 플레이어를 가이드 하는 과정에서 플레이어의 실수나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부터 느낄 상실감을 최소화해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퀘스트를 다음 날에 몰아서 받을 수 있게 해 줍니다. 게임이 성장에 민감하지 않더라도 플레이어가 느끼는 감정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합니다. 매일 여덟 개 씩 수행하던 현상금 사냥을 놓치고 오늘 다시 여덟 개만 수행해야 한다면 매일 이를 수행하면서 생긴 습관이 느슨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동안 밀린 현상금 사냥 퀘스트 스물 네 개를 한 번에 수행하면 지난 이틀 동안은 게임을 플레이 하지 않았지만 오늘 그걸 몰아서 플레이 하며 매일 매일의 습관이 덜 약화됩니다.

게임에 따라 출석 이벤트에 비슷한 메커닉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14일 출석 이벤트를 집행할 때 어떤 이벤트는 하루 게임을 빼먹어도 다음 날 이전 출석일에 이어 출석 할 수 있지만 다른 이벤트는 연속으로 출석하기를 요구하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전자는 이벤트 기간 동안 날짜를 좀 빠뜨리더라도 이벤트를 완수해 보상 전체를 받을 수 있는 반면 후자는 하루라도 빠뜨리면 일부 보상만 받을 수 있습니다. 후자 쪽이 좀 더 엄격한 습관을 요구하지만 실제 습관을 구축하는데는 전자가 더 어울리며 후자의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현상금 사냥 퀘스트처럼 따라잡을 방법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실감에 플레이어가 튕겨 나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