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점은 어디에 사용해야 할까

빨간점은 어디에 사용해야 할까

빨간점. 남들은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참여했던 프로젝트에서는 빨간점 또는 레드닷이라고 불렀습니다. 게임 시스템 어딘가에 유저의 조작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조작해야 할 인터페이스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메인 HUD로부터 출발해 인터페이스 깊숙한 곳에 도달하는 경로 상의 모든 인터페이스를 안내할 수 있습니다. 화면 전체를 가린 채 인터페이스를 안내하는 전통적인 튜토리얼에 비해 유연하게 적용하고 또 유연하게 안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저는 빨간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고 무시한 채 플레이 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빨간점이 나를 떠민다는 느낌을 받아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필요함을 느끼기 전에는 무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만나본 여러 사람들은 빨간점에 철저하게 반응하며 버그로 빨간점이 없어지지 않는 상황에 처하면 이 상황을 고통스럽게 느끼곤 했습니다. 심지어는 앱을 삭제하기까지 합니다. 종종 라이브 상황에서 빨간점이 없어지지 않는 문제가 생기면 검수를 통해야 하는 빌드 업데이트 대신 데이터 패치로 UI를 수정해 아예 빨간점이 표시되지 않도록 데이터패치를 하고 다음 빌드 업데이트 주기까지 버티기도 했습니다.

빨간점을 코드에 접근을 최소화하고 데이터와 언리얼 기준의 UI 위젯 블루프린트를 통해 만들도록 설계하기는 좀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어떤 프로젝트는 빨간점을 온전히 하드코드로 관리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이게 오히려 쉬운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UI 컴포넌트마다 빨간점이 붙을 수 있도록 위젯을 설계하는데 컴포넌트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빨간점이 조금씩 달라져야 해서 UI 컴포넌트마다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UI 컴포넌트를 위젯 블루프린트에 포함 시킨 다음 위젯 블루프린트의 빨간점 컴포넌트에 직접 약속한 조건 키워드를 입력하고 런타임에 일치하는 조건에 연결된 빨간점을 켜 줍니다. 별도 데이터를 통해 조건을 그룹핑 한 상위 조건을 만들 수 있게 해 상위 인터페이스가 하위에 포함된 여러 조건 중 어느 하나만 만족해도 빨간점이 켜지게 해 줍니다. 리스트처럼 조건 이름은 같지만 상황에 따라 조건 별 인스턴스가 나뉘는 경우를 별도로 처리해 주고 마지막으로 우편처럼 같은 빨간점처럼 보이지만 하위에 만족한 조건 갯수를 표시하는 경우를 별도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제 빨간점 설명은 그만 하고 제목에 언급한 빨간점의 활용 방법을 고민할 차례입니다. 빨간점을 사용하는 두 가지 스타일이 있습니다. 하나는 유저가 실질적인 보상을 얻을 수 있을 때 빨간점을 통해 안내하는 것입니다.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 버튼을 터치해야 할 때, 상점에서 무료 상품을 받을 수 있을 때, 장비를 강화할 조건을 만족했을 때 등입니다. 빨간점을 따라가 인터페이스를 조작하면 보상을 얻거나 성장을 하는 등 실질적인 보상이 있을 때만 사용합니다.

다른 스타일은 이유와는 별개로 유저가 특정 인터페이스에 진입하도록 유도할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신규 이벤트 탭을 열어보도록 하기 위해 빨간점을 사용하거나 하루에 한 번 상점에 진입해 보도록 하기 위해서도 빨간점을 사용합니다. 이 때 빨간점을 따라가면 종종 아무 할 일도 없는 인터페이스 상에 덩그러니 남겨진 채 끝나게 됩니다.

제2의나라 사례. 빨간점을 따라 가면 항상 실질적인 보상을 얻을 수 있음.
히트2 사례. 빨간점을 따라 가면 종종 아무 할 일도 없는 인터페이스에 도착하게 됨.

개인적으로 빨간점은 항상 첫 번째 역할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빨간점은 고객과 한 약속입니다. 빨간점을 신경 쓰이게 만들었고 그 이유는 빨간점을 따라갈 때 수행해야 할 실질적인 행동과 보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약속을 지켜야 고객이 빨간점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빨간점을 두 번째 방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빨간점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주목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고객의 행동을 쉽게 유도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방법 자체가 유효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완화하는 중국 게임의 좋은 접근 사례에는 하루에 한 번 상점 초기화면을 보게 하고 싶을 때 상점 초기화면에 도달하면 뜬금없이 보상 버튼에 빨간점을 띄워 작은 보상을 받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방법이 발전해 상점의 무료 상품이 되었습니다. 이런 장치 없이 빨간점을 따라간 고객을 아무 것도 없는 인터페이스에 그냥 버려 두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