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주말 동안 한번에 몰아 쓴 다음(사례: 1, 2, 3, 4 …) 트위터를 통해 평일마다 하나 씩 공개하고 있는데 글이 공개되는 속도마다 글을 쓰는 속도가 더 빨라 이 사이 간격이 점점 늘어나 이제 만 4개월을 넘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일에는 매일 몇 달 전에 쓴 글을 강제로 읽게 되는데 이 때마다 도대체 몇 달 전의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글을 썼길래 이런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해놨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에 트위터를 통해 공유장착한 장비가 인벤토리를 차지해야 할까요?는 작성해 놓고 3개월 2일 만에 트위터를 통해 다시 읽게 됐는데 장착한 장비가 인벤토리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이유를 필드 PvP에 의해 플레이 텐션이 높은 경우에 그렇게 만든다고 설명하고 끝내버렸습니다. 아니 이게 뭔 소린가요. 대충 생각해봐도 이건 이유의 일부일 뿐 정확한 이유가 아닙니다.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까 하다가 같은 주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글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장착한 아이템이 인벤토리에 남아있는 게임은 왜 그럴까요. 결론부터. 인벤토리 인터페이스가 게임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고 즉시 개입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임에서는 인벤토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아까 거래소에서 구입한 새 망토를 장착했던가? 인벤토리를 열면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장착하지 않았다면 얼마 동안 받지 못한 능력치 증가로 인한 손해를 생각하며 장착할 겁니다. 이벤트로 받은 30분 간 능력치 증가 포션이 적용 중일까요? 이런 포션까지 하단 단축 슬롯에 내려놓긴 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벤토리를 열어 보면 이 포션이 적용되었는지, 몇 개 남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적용 중이 아니라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쩌다 한 번 사용하기 때문에 단축슬롯에 내려놓지 않은 주문서를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션과 같이 몇 개 남았는지 알 수 있어 언제 마을에 돌아갈지, 아니면 거래소를 이용할지 미리 계획할 수 있습니다. 장비에 내구도가 있다면 여기에 신경 써야 합니다. 장비가 깨지면 이 상태를 화면 구석에 표시해주기도 하지만 자동전투를 돌리고 있었다면 이 상황을 바로 파악하지 못해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장착한 장비가 인벤토리에 남아 있으면 장착 여부, 남은 내구도를 바로 파악해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됩니다. 내구도가 얼마 안 남았다면 바로 이어 사용할 같은 장비를 준비해 둡니다.

이전에 트위터를 통해 소개인벤토리에서 아이템 자동사용을 설정할 수 있는 이유와 같은 맥락인데요, 인벤토리는 전통적인 인벤토리일 뿐 아니라 확장된 단축슬롯이기도 하고 확장된 장착슬롯이기도 합니다. 인벤토리는 넓은 의미에서 커다란 장비, 포션, 주문서 단축 슬롯임과 동시에 각 소모품의 현재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표준 인터페이스입니다. 때문에 장비를 장착해도 인벤토리에 남겨 같은 인터페이스를 통해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장착한 장비가 인벤토리에서 사라지면 남은 내구도나 빈 장착 슬롯의 존재를 쉽게 파악할 수 없게 되며 인벤토리의 모니터링 역할이 깨지게 됩니다. 때문에 게임에 따라 장착한 장비가 여전히 인벤토리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